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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 - 제물론(1)책/고전 2017. 4. 17. 16:52꿈에 술을 마시며꿈에 술을 마시며 즐거워하던 사람이 아침에는 섭섭해서 운다.
꿈에 울며 슬퍼한 사람은 아침이 되면 즐거운 마음으로 사냥하러 나간다.
이처럼, 우리가 꿈을 꿀 때는 그것이 꿈인 줄 모르지. 심지어 꿈 속에서 해몽도 한다니까!깨어나서야 비로소 그것이 꿈이었음을 알게 되지.
드디어 크게 깨어나면, 우리의 삶이라는 것도 한 바탕의 큰 꿈이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네. 그러나 어리석은 사람들은 자기들이 항상 깨어 있는 줄 알고, 주제넘게도 그러함을 분명히 아는 체하지.임금은 뭐고 마소 치는 사람은 뭔가? 정말 꼭 막혀도 한참일세. 공자도 자네도 다 꿈을 꾸고 있으며, 내가 공자나 자네가 꿈을 꾸고 있다고 말하는 것도 역시 꿈일세.이런 말이 괴상하기 그지없는 것으로 들릴 테지만, 만세 후에라도 이 듯을 아는 큰 성인을 만난다면, 그 긴 시간도 아침저녁 하루 해에 불과한 것처럼 짧게 여겨질 것일세.논쟁이 되지 않음은
"나와 자네가 논쟁을 한다고 하세. 자네가 나를 이기고 내가 자네를 이기지 못했다면, 자네는 정말 옳고 나는 정말 그른 것인가? 내가 자네를 이기고 자네가 나를 이기지 못했다면, 나는 정말 옳고 자네는 정말 그른 것인가? 한 쪽이 옳으면 다른 한쪽은 반드시 그른 것인가? 두 쪽이 다 옳거나 두 쪽이 다 그른 경우는 없을까? 자네도 나도 알 수가 없으니 딴 사람들은 더욱 더욱 깜깜할 뿐이지. 누구에게 부탁해서 이를 판단하면 좋을까?
자네같이 생각하는 사람에게 판단해 보라고 하면, 이미 자네 생각과 같으니, 그가 어찌 이를 옳게 판단할 수 있겠는가? 나처럼 생각하는 사람에게 바로 판단하게 한다면, 내 생각과 같으니, 그가 어찌 이를 판단할 수가 있겠는가? 자네와 다르고 나와도 다르게 생각하는 사람에게 판단하게 한들 자네나 내 생각과 다르니, 그가 어찌 이를 바로잡을 수 있겠는가? 자네와 같고 나와도 같게 생각하는 사람에게 판단하게 해도 이미 자네나 내 생각과 같으니, 그가 어찌 이를 바로잡을 수 있겠는가? 이렇게 나나 자네, 다른 사람이 모두 다 알지 못할 노릇인데, 누구를 더 기다려야 하겠는가?
이처럼 변하기 쉬운 (시비가 대립하는)소리에 기대하는 것은 아예 기대하지 않는 것과 같네. 이런 것을 '하늘의 고름'으로 조화시키고 '무한의 변화'에 내맡기는 것이 천수를 다 하는 길이지. '하늘의 고름'으로 조화시킨다는 것이 무슨 뜻인가? 사람들은 보통 '옳다, 옳지 않다', 그렇다, 그렇지 않다'고 하네. 그러나 옳다고 하는 것이 정말로 옳다면, 옳은 것이 옳지 않은 것과 다르다는 것은 변론할 여지가 없는 일이지. 그렇다고 하는 것이 정말로 그렇다면, 그런 것이 그렇지 않은 것과 다르다는 것 또한 논쟁할 여지가 없는 일 아닌가. 햇수가 더해 세월 가는 것을 잊고, (옳다 또는 그르다의) 의미를 따지는 일을 잊어버리게. 구경의 경지로 나아가 거기에 머물도록 하게."
『장자』, 오강남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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